잘 쓰고 있었는데, 오디오클립이 사라졌다

얼마 전 오랜만에 오디오클립 앱을 켰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 종종 듣던 콘텐츠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한번 들어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안내를 보게 됐다. 오디오클립 서비스가 종료되었다는 것.

네이버 고객센터를 찾아보니 오디오클립은 2025년 12월 31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되었다고 한다. 무료 콘텐츠 이용과 새로운 오디오북 구매·대여도 종료되었다.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종료 소식을 미리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오디오클립은 매일 반드시 확인하는 서비스라기보다는, 생각날 때 들어가서 조용히 무언가를 듣는 앱에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서비스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조금 허무했다.

꽤 좋아했던 콘텐츠들

오디오클립에서 무엇을 들었는지 하나씩 떠올려봤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이동우의 「10분 독서」였다. 짧은 시간 동안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직접 읽을 여유가 없을 때에도 출퇴근길이나 잠깐 쉬는 시간에 귀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임경선의 「개인주의 인생상담」도 즐겨 들었다. 제목부터 꽤 마음에 들었던 콘텐츠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의 생각을 한번 돌아보게 되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

역사 관련 오디오북도 몇 편 들었다. 지금은 제목조차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기억은 남아 있다. 건강과 관련된 오디오북도 있었다. 몸과 건강에 관한 내용을 책으로 읽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별히 무언가를 공부한다기보다는,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지식을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들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주 거창한 이용 방식은 아니었다. 그냥 걷거나 이동하면서 듣고, 쉬면서 듣고, 가끔 생각날 때 다시 찾아 듣는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없어졌다고 하니 그 시간이 조금 아쉽다.

서비스가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인터넷 서비스는 참 이상하다. 수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종료 소식을 접하면, 서비스 자체보다 그 서비스를 사용하던 당시의 생활이 먼저 떠오른다. 오디오클립도 그랬다. ‘어떤 콘텐츠를 들었더라?’ 하고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전의 출퇴근이나 이동 시간, 혼자 걷던 시간들이 같이 떠올랐다. 콘텐츠를 듣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행위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의 생활과 함께 기억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생각보다 조금 크게 느껴졌다. 특히 나처럼 서비스 종료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기회조차 없었던 셈이니까.

그래도 고마웠다

오디오클립이 이제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쉽지만, 그동안 꽤 잘 사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우의 「10분 독서」를 들으며 책 이야기를 접했고, 임경선의 「개인주의 인생상담」을 들으며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 삶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고, 건강 관련 오디오북을 들으며 생활 속에서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은 그 제목들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때 그런 것을 들었지’라는 감각은 남아 있다. 아마 서비스가 제공했던 가장 좋은 부분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무언가를 대단히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그냥 듣고 있는 동안 조금씩 새로운 생각을 얻게 해주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일상까지 함께 기억하게 해주는 것. 오디오클립은 이제 종료되었지만, 그동안 잘 사용했던 서비스였다는 사실만큼은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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